어쩔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당연히, 사람이기에 내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한 것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러한 것들은 그냥 미련을 버리고, 욕심을 내려놓으면 가능한 것들이었다.
꼭, 그리 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내려놓을 수 있는 것들이었기에, 크게 문제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는 내려놓을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것을 손에 쥔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저, 내려놓으면 편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고, 경험해봤었음에도, 도저히 그리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낯선 모습..
수없이 마음을 다잡고 미련을 버리려 하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어서 다시 움켜쥐는 마음을 경험하면서, 나는 비로소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야 겨우, 다른 사람들의 미련을 못버리는 모습에 "도대체 왜?"를 외쳤던 그 당시의 나를 반성하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게 되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 이유가 아무리 남들 눈에 보기에 "말 안되는 것"에 불과할 지언정, 당사자에게는 절대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 속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 역시 안다.
다만, 그러지 못하고 있을 뿐..
그저.. 내 마음..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