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제대로 포스팅으로.. 영화 "암살"후기를 깔끔하게 쓰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남아있는 떨림과 분노.. 슬픔.. 등 여러가지 감정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다소 좀 뒤죽박죽이 되어버릴 듯 한.. 영화 "암살" 후기 포스팅입니다;;;;
감정과 인물에 초점을 맞춰 서술할 예정이며..
아무래도 스포일러가 많을 듯 하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이시라면 뒤로 빽~해주세요~^^
하나.. 분노..
사실.. 1920년대보다 1930년대의 독립운동은.. 물론 체계가 잡혔을지는 몰라도..
그 외 다른 모든 부분에 있어서는 엉망 진창.. 난장판일 수밖에 없던 시기였다.
조선인이 조선인을 팔아먹는.. 즉, 밀정이 판을 치는 세상이였고..
일본에 충성하며 친일을 하며.. 부를 축적하는 사람이 더욱 판을 치는 세상이였기에..
그리고.. 독립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기 시작하는 시기였기에..
더욱 처참했고.. 더욱 잔혹했고 더욱 치밀하고 비열했다...
그리고 그런 와중의 독립군의 모습은 빛이 났고 먹먹했으며...
그런 독립군들을 배신하고 팔아먹는 밀정의 모습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실.. 분노보다는.. 그들이 그러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습이 너무도 슬펐달까..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갉아먹고.. 짓밟는 모습이 너무도 아팠달까..
차라리.. 아니 적어도.. 같은 민족끼리.. 그렇게 서로를 짓밟지만 않았어도.. 이런 감정이 생기지는 않았을텐데..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손이 부들부들 떨릴만큼 분노가 몰려왔고..
그러나 한편으론.. "나는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둘.. 슬픔..
- 누군가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밀정이 되고.. 또 누군가는 독립운동을 하기는 하지만 피하려고 하다가 마지막에는 열사가 되어 목숨을 걸기도 했다..
- 또 누군가는.. 같은 얼굴을 하고도.. 친일파의 딸로서 누릴 것을 누리며.. 편하게 사는 방관자이지만 다른 누군가는 만주벌판을 뛰어다니며 장총을 들고 독립을 위해 끝없이 내달렸다..
- 누군가는 철저하게 일본에 충성하며 조선인을 죽이고.. 아내와 자식보다도 명예를 더욱 소중히 했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런 부와 명예보다는 차라리 독립운동을 위해 떠나려 했다..
- 또.. 누군가는.. 친일파의 아들로 독립군이 되겠다 다짐했지만 그 목표를 잃고 방황하다 결국 정의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변심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독립군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영화 "암살"속 인물들 하나하나.. 그 모두가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그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
그 이야기는 각각 다른 색을 띠고 있지만.. 하나하나가 너무 많이 아프고 슬펐다..
염석진(이정재)
원래는 독립운동을 했으나.. 모진 고문으로 밀정이 되고.. 그로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인물 "염석진(이정재)"..
그는 과연.. 오롯이 악인이었고.. 밀정이기만 했던 것일까....;;
두가지 모습으로 그려진 염석진은.. 어쩌면 사실상.. 그 당시.. 나라가 지켜주지 못해 어긋나버린 한명의 조선인에 불과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의 밀정 행동들.. 그리고 그로인해 죽어나간 독립군들을 보면서.. 분노했고.. 슬펐고.. 떨렸던 것도 사실...;;
아마도 영화"암살"에서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캐릭터가 바로 이 "염석진"캐릭터 아니었을까 싶다..
속사포(조진웅)
독립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몸을 사리기에 급급했던 돈을 받아야 겨우 작전에 참여하겠다고 했던 속사포(조진웅) 케릭터..
확실하게 반전 모습을 그려준.. 그래서 그 죽음이 너무도 슬펐던.. 조연이였지만 주연같았던 이 남자..
미츠코의 결혼식에 잠입.. 수많은 일본군을 죽이고.. 죽음을 앞에둔 그는..
"대장.. 임무 성공한거요?? 1층에 내려가 있어.. 금방 내려갈게" 라고 말하고 숨을 거뒀다..
그 모습은.. 그 진심은.. 슬펐지만.. 그래서 더 멋있었다..
(실제로 이 장면에서 눈물을 닦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말씀..)
안옥윤(전지현) & 미츠코(전지현)
영화 "암살"의 주인공으로.. 올곧게 독립운동을 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준 안옥윤..
그리고.. 그의 언니로.. 친일파 아버지의 손에 키워진 미츠코..
전지현이 1인 2역을 맡은 이 두 케릭터는.... 정말.. 극단적인 "친일파"와 "독립군"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만주벌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가며, 총잡이로 키워진 안옥윤과..
명예와 돈에 눈 먼 친일파 아버지 아래에서 욕심넘치는 딸로 자란 미츠코는..
그야말로 닮은듯 가장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방관자이지만 동생 "안옥윤"을 생각하는 언니로서의 미츠코의 죽음은..
그래서 더 슬펐고.. 더 아렸고.. 더 충격적이었다..
강인국(이경영)
권력욕과 돈욕심이 강한 케릭터로.. 처음부터 끝까지 친일파의 앞잡이 모습을 그려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위해.. 자신의 돈을 위해.. 오로지 그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 인물은.. 아내를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았으며... 자신의 또다른 딸(안옥윤)이 독립군이라는 이야기에 그 딸을 죽이는 데에도 거침이 없다..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죽인 딸이 안옥윤이 아닌 미츠코임을 알게 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1차원적인.. 단편적인 케릭터로 오롯이 "악인"으로 그려진 "강인국"캐릭터는.. 그렇기에.. 더욱.. 미츠코의 죽음을 안타깝게 느껴지게 했다..
그에게는.. 자식 마저도 수단이었고.. 필요없다면 가차없이 죽여버릴 수 있는 물건.. 그 이상도 아니었기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그에게는 과거.. 어떤 비밀이 있었다..
친일파의 아들로.. 같은 친일파 아들 여덟명끼리 서로의 아버지를 죽이기로 했던 약속이 무산되어 버리고.. 그후.. 돈만을 좇으며 떠돌아다니는 케릭터로 그려진 이 인물..
하지만.. 하와이 피스톨 역시.. 결국에는.. 독립운동.. 작전의 한 가운데에 뛰어들게 되고..
그로인해 결국.. 목숨을 잃게 된다..
미라보에서 다시 보기로 한 안옥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채..;;
굳이.. 말할 필요 없을 만큼.. 굉장한 임팩트를 선사해준 케릭터였다..
그리고 그래서.. 하와이 피스톨이 죽음을 당하던 그 순간.. 역시 눈물이 주루룩...
아네모네 마담(김해숙)
사실.. 특별출연으로.. 아주 크게 비중있게 그려진 케릭터는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약산 김원봉 역의 조승우보다 더욱 강하게 각인되어 버린 케릭터가 바로 이 케릭터였다..
독립군을 위해 하나하나.. 많은 것들을 꼼꼼히 챙겨주고.. 그들의 마음을 읽고..
그렇게.. 뒤에서 서포트 역할을 제대로 하는 그녀..
하지만.. 결국.. 독립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그녀의 올곧은 모습.. 따뜻한 모습.. 다정한 모습.. 그 모든 모습이 눈에 새겨졌고..
그래서.. 이분이 죽는 그 부분에서도 역시.. 떨림과.. 눈물이 가시지 않았다..;;
안성심(진경)
미츠코와 안옥윤의 어머니 역할로.. 영화 초반.. 짧고 강렬하게 등장했던 인물..
어쩌다.. 친일파 강인국과 부부가 되었던 것인지..;;;
그녀는.. 죽임을 당할때 마저 의연했다..;;
그리고 그래서... 안타까웠다..
워낙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잘 안흘리는 편이다보니..
그동안 눈물을 쬐~금이라도 흘렸던 영화조차 한손으로 샐 수 있을 지경..
헌데.. 솔직히.. 국제시장.. 그리고 암살.. 이 두 영화는.. 정말 눈물이...;;
다만.. 이 두가지가 좀 달랐던 것은.. "국제시장"은.. 마지막에 몰아치듯 눈물이 쏟아졌다면..
"암살"은 케릭터 각각의 이야기들 마다.. 눈물이 쏟아졌다는 것..
안옥윤의 어머니 안성심이 죽는 모습에서 격한 떨림이..
안옥윤의 언니 미츠코가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죽는 모습에서 떨림과 눈물이..
속사포가 안옥윤에게 임무의 성공여부를 묻고 결국 죽는 모습에서 눈물이..
아네모네 마담이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그 모습에서도 역시 눈물이..
그리고.. 하와이 피스톨과 영감이.. 하와이를 꿈꾸는 이야기를 나누고.. 결국 죽음을 당한 그 부분에서도 눈물이..
마지막으로.. 단역으로 짧게 나왔던 여자아이가.. 카와구치에게 죽음을 당한 그 순간 떨림과 분노 눈물이 흘렀다..
영화 "암살"의 주인공들 처럼..
독립운동을 하면서.. 역사적으로 분명.. 이름을 남긴 분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더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분들이 흘린 땀방울과 피가..
우리의 지금.. 이 삶의 밑바닥에 깔려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그분들의 희생에.. 감사와 죄송함을..
또다시 느낄 수 있었다..
영화"암살"을 보고 난 후...
영화 "암살"은 정말.. 거의 대부분의 부분에서 분노.. 떨림.. 슬픔이 느껴졌던 영화였기에..
개인적으로는.. 최근 본 영화들 중.. 베스트라고 단연.. 손꼽을 수밖에 없다..
물론.. 사람들마다 영화 취향이 다르기는 할 테지만..
영화 "암살"은.. 나에게는.. 감정선을 잘 그려낸 영화로..
모든 케릭터의 연기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그리고 독립운동을 하셨던 그분들에 대한 감사와 죄책감이 느껴지는..
그런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