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
- 용혜원 -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아픔을..
그 그리움을..
어찌하지 못한 채로 평생동안..
감싸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기 보다는..
지금의 삶을 위하여..
지나온 세월을 잊고자 함 입니다..
때로는 말하고 싶고..
때로는 훌훌 떨쳐버리고 싶지만..
세상살이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어서..
가슴앓이로 살아가며..
뒤돌아 가지도 못하고..
다가가지도 못합니다..
외로울때는..
그 그리움도 위로가 되기에..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를..
숨겨놓은 이야기처럼 감싸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트라우마 같은 것들..
머릿 속에 각인되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쉽게 두려움을 느끼고.. 쉽게 주춤하게 만드는..
몇가지가 나에게도 있다..
내가.. 상처를 받았던 기억들이기에..
다른 사람에게도 혹시 상처를 주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
그래서 거르고 걸러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동적으로 움츠려들고 작아져버리는 행동들이..
내가 가진 트라우마의 크기..
그래도 편한 사람들과 함께하면..
마음을 좀 내려놓고 이야기를 하니.. 괜찮은 편..
하지만.. 그런 와중에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기도 하니..
가끔씩.. 나는.. 내가 만든 트라우마의 틀에 갇혀 사는 느낌이 든다..
미련해보일지라도..
바보스러워 보일지라도..
다른 누군가에게 똑같은 트라우마를 심어줄 필요는 없으니..
그래도.. 이런 행동이..
그리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