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는 말은..
- 이해인 -
생전 처음 듣는 말처럼..
오늘은 이 말이 새롭다..
보고 싶은데 비 오는 날의..
첼로 소리 같기도 하고..
맑은 날의 피아노 소리..
같기도 한 너의 목소리..
들을 때마다 노래가 되는 말..
평생을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말..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칠맛 나는..
네 말 속에 들어있는..
평범하지만 깊디깊은..
그리움의 바다..
보고 싶은데 나에게도..
푸른 파도 밀려오고..
내 마음에도 다시 새가 날고..
요즘 배우는 멋글씨.. 캘리그라피..
사실 초반 2~3회까지는 선을 그으면서..
먹의 맛을 알아가고.. 붓의 유연함을 배우고..
그 느낌을 몸에 새기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때로는 지루함을.. 때로는 공허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때로는 온전히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을..
배우고 익히게 된다.
단순히 글씨를 잘 쓰게 되는 기술을 배운다기 보다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그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나가게 된달까..
그리고 그렇게...
흰 종이 위에 그어지는 검은색 선들은..
때로는 글씨이고.. 때로는 감정이고..
또 때로는 그리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