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검정시험을 준비하면서.. 막연하게 책으로.. 문제집으로만 만났던 현대사..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산가족 등등..
사실.. 그 당시.. 공부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현대사는.. 말 그대로 "지식"이었고.. "정보"였습니다.
그저.. 그 당시를 촘촘하게.. 시간 순서에 따라.. 인과관계에 따라.. 정리해둔 지식을 암기해 시험을 준비했을 뿐..
달리 그 시절의 참담했던 순간을 "참 힘든 시절이었구나" 이외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는데요..
헌데.. 이번에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 그 당시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래봐야 단 1~2%도 제대로 짐작할리 만무하지만 말이죠;;)
# "국제시장"속.. 현대사 이야기..
물론..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알아야..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연기자들의 감정선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에..
짤막하게 이야기해 본다면...!!
그 당시는 1950년.. 한국전쟁의 시기.. 북쪽에서 남쪽으로.. 다시 남쪽에서 북쪽으로..
정말 피말릴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전쟁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던 시대였습니다.
그 시절은.. 하루가 멀다하고 점령군이 바뀌고.. 그 과정에서 죽어나간 사람수도 상당수였는데요..
영화 국제시장의 첫 장면이 바로 그 당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산으로 피란을 떠난 덕수(황정민 분) 가족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아수라장 같은 피란통에.. 덕수네 가족은 말순이와 아버지를 잃어버린채.. 이산가족으로서 부산 국제시장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 그 시절을 살아낸 그분들의 이야기.. "국제시장"은??
국제시장에서.. 덕수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덕에 당연히 공부는 뒷전.. 힘쓰는 일.. 몸쓰는 일로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데요..
그러던 어느날.. 덕수는.. 공부 잘하던 남동생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광부가 될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1963년.. 그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독일의 함보른 광산에 광부로 일을 하게 되는데요..
하루하루..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겨우겨우 광부로서 살아내는 덕수는..
그곳에서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줄 "영자(김윤진 분)"을 만나게 됩니다.
영자 역시.. 집안의 기둥.. 장녀로서 독일 병원에서 간호사로.. 온갖 궂은일을 다 도맡아 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어느날 함보른 광산의 일부가 무너지게 되면서.. 죽을 위기에 놓인 덕수를 구해내는데 한몫 하게 되면서..
그렇게 결국 부부로서 부산 국제시장에서 함께 살아가게 됩니다.
결혼 후.. 한명의 남편으로.. 아들로.. 그리고 아버지로.. 국제시장에서 어느정도 정착해 살아가던 덕수는..
어느정도 생활이 (여유는 없지만) 살만해 질 무렵..
또한번..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1984년.. 막내동생 끝순이의 결혼자금과.. 고모님의 가게 "꽃분이네"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 때문인데요..
결국.. 덕수는 다시한번.. 위험을 무릅쓰고 베트남에 기술근로자로 파견을 가게 됩니다.
위험하지만 나름 목돈을 만지며.. 그럭저럭 살아내던 덕수는..
그곳에서.. 과거 자신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미군을 따라다니며 "초콜릿"을 얻어먹으려다 형들에게 얻어맞는 모습들..
피란길.. 배에 올라타다 여동생을 잃어버린 그 모습들..
그렇게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를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싱크로 되면서..
그는 베트남에서도 역시.. 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해내다 다리에 총을 맞고.. 평생 다리를 절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의 아내 영자에게.. "그래도 다행"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고..
(전.. 이 편지 내용이 참.. 뭉클..하게 와닿더라구요..)
웃으며 부산.. 국제시장.. 아내의 곁.. 아이들의 곁.. 어머니의 곁.. 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동생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자라나며.. 꽃분이네 가게를 지키며..
혹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아버지와 동생을 기다리는 덕수는..
어느날..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을 통해 확인하고 친구 달구와 함께 서울로 상경하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그는.. 우여곡절 끝에.. 동생만을 가까스로 찾아 다시 부산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 고생만 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덕수는.. 한해한해.. 빠르게 늙어갑니다.
동생을 잃어버리고.. 아버지마저 잃어버린채.. 가족의 기둥으로 살아야 했던 장남 덕수는..
그렇게.. 광부에서.. 베트남 근로 기술자로.. 꽃분이네 사장으로.. 다시 뒷방 늙은이로.. 바뀌어 가지요..
행복한 자식들.. 손주들의 웃음소리를 뒤로한채 방구석에 들어가.. 아버지 사진을 바라보며..
"아버지.. 나 이만하면 잘 살았지요?? 그런데 아버지.. 나 진짜 힘들었어요.."라는 말을 쏟아내고는 하염없이 울던 덕수의 모습은..
아무리 강한척 해도.. 아버지 역시.. 한명의 아들이었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했습니다.
그리고..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던.. 인상적이었던 장면으로.. 여전히도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아파도.. 아프다 말할 수 없었던..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내던질 수밖에 없었던.. 장남의.. 아버지의 어깨 위의 무거운 짐은.. 그러나 사실.. 그 시절을 살아낸 우리 민족의.. 우리 아버지들의.. 삶이었음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영화 "국제시장"은..
그저.. 살아"낸" 이야기를.. 과거부터 현재를 아울러 표현해낸 영화 "국제시장"은..
그러나 살아 "낸" 이야기였기에.. 여전히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있는데요..
이것은.. 그 시절을 살아내신 어르신 분들.. 그리고 그 시절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부모님 세대들..
그리고 그저 영화로만 그 시절을 짐작해보는 젊은세대들에게도..
국제시장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 좋은 영화이기 때문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정말 오래간만에 영화관에서 관람한 영화로서.. 두번.. 세번.. 더 보고 싶을 정도의..
강한 기억을 심어준 좋은 영화로.. 오래오래 기억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