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버렸습니다
- 윤동주 -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담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예전에.. 시험을 치르기 위해 이 시를 배웠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는.. 이 시가 참.. 이해하기 어려운 시였는데..
어느새 나이를 좀 더 먹고.. 인생속을 헤매다보니..
자연스레.. 이해할수 있게 되어버렸습니다;;;
어린 시절의 꿈은 이미 "그저 꿈"이 되어버린지 오래..
어느새 현실 속에서.. 그냥 하루를 살아내기에 급급한..
보통 인간.. 보통 어른이 되어버린 듯 싶어서 괜히 불안해하던 차였거든요;;
이대로 살아도 좋은지.. 옳게 잘 살고 있기는 한건지..
한없이 불안하고.. 또 "지금 내가 뭘 잃어버렸나"를 생각하다가..
문득.. 이 시가 기억이 나서..
그래서 올려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길을 잘 가고 계신가요??
혹시.. 길가를 두리번거리며
무언가 잃어버린걸 찾고 계시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