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에서 가장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 두가지..
"엄마" 그리고 "괴물"..
한 여성은 자신의 아이를 괴물로 여기고 거부하며 혐오했고..
그 아이를 떼어놓을 수 있다면 팔다리도 잘라버릴 수 있다며 오열했다..
그리고 다른 한 여성은 아이를 위해 끔찍했던 사건을 덮었고..
그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아이의 죽음에 오열했다..
30년전, 19년전.. 한 남자의 끔찍한 범죄에 의해 두 여성.. 그리고 두 아이는 희생양이 되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성폭행을 당했고, 임신거부증으로 인해 자신의 아이를 괴물로 치부하는 윤지숙.
갖 결혼해 성폭행을 당해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당했지만 그래도 아이 덕분에 살아낼 힘을 얻었던 경순.
윤지숙의 딸로 태어나자마자 괴물로 거부당한 채 외할머니(뱅이아지매)에 의해 입양간 딸 김혜진.
경순의 딸로 아버지없이 반항끼 가득한 날라리로 자라난 딸 가영.
같은 붉은 반점을 가지고 있고,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두 딸은 이제 세상에 없다.
그리고 두 엄마 모두,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에 다시금 몸서리 치기 시작했다.
윤지숙은 아치아라 마을 최고의 부자 서창권의 아내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신데렐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욕심 뒤에 감춰진 자신의 과거가 드러날 것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윤지숙의 과거.. 성폭행에 의해 딸을 낳았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듯 하다.
여동생 강주희, 시어머니 옥여사, 그리고 남편 서창권까지..
그리고 이제, 윤지숙의 시어머니 옥여사는, 며느리를 내치기 위해
자신이 그 사실을 알고 있음을 서슴없이 밝힌다.
옥여사는, 딸로 인정받지 못한 채 안타깝게 죽어버린 윤지숙의 딸 "김혜진"의 제를
그 엄마 "윤지숙"에게 지내라고 한다.
그리고 윤지숙은 시어머니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에 윤지숙은 부들부들 떨며 오열..
철저히 그 기억을 거짓이라 하며 시어머니에게 "치매냐"며 몰아친다.
하지만, 윤지숙은 아마도 결국 남편에게.. 시어머니에게 떠밀리듯 이혼을 당하게 될 듯 하다.
그리고, 그 이혼을 막기 위해..
자신이 그토록 지키려 했던 마을 최고 갑부 서창권의 아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지 않으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발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국 자신의 과거.. 그리고 아치아라 마을 사람들의 비밀들이
드러나게 되지 않을까..
"엄마 미안해"
"뭐가 미안해, 아가"
경순은 비오던 날, 남편을 마중가던 중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로인해 결국 남편에게 이혼당한 채 딸 가영을 위해
그 사건을 쉬쉬하며 마을에서 조용히 살아왔다.
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들을 덮어버릴 수 있었던 경순.
3년전, 김혜진이 자신을 찾아와 함께 "괴물"을 잡자고 했던 때에도..
딸과 마을에서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덮어야 한다고 반대했었다.
헌데 이제.. 그 딸은 "미안해 엄마"라는 말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그 아버지라는 놈에게 물려받은 유전병이 원인이 되어서..
경순은 이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년전의 사건을 까발리기 위해...
19년간 자신을 지옥같은 기억의 공포에 밀어넣었던 그놈을 잡기 위해..
자신의 딸을 그토록 허망하게 보내게 만든 그놈을 응징하기 위해..
"엄마 미안해" 그리고 "엄마 살려줘"
어린 나이에 성폭행을 당해 어쩔 수 없이 낳은 자신의 딸을 괴물이라 치부하며 부정하는 윤지숙과..
성폭행으로 아이를 임신, 결혼 하자마자 이혼을 당한 채 홀로 딸을 키워야 했던 경순..
사실 이 두 "엄마"는,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이다.
그리고 이 두 여성은 원치 않은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이다.
과연 괴물에 의해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윤지숙을
모정이 없는 비열한 괴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순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윤지숙을 비난할 수 있을까??
모성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 엄마 이기 이전에, 이 둘은 "인간"이며 "여성"이며 "피해자이다.
욕심때문에 서창권의 아내의 자리를 지키려 노력하고,
아들을 임신하기 위해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윤지숙은..
그래도 자신이 낳은 딸, 김혜진에게 신장을 이식해주려고 나름대로는 노력한 듯 보였다.
물론, 딸이 아닌 "괴물"로 치부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이러한 행동때문에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론,
김혜진 역시 그런 그녀를 "불쌍하다" 여겼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신장이식을 해주겠다며, 아들 서기현을 통해 건네준 봉투 속 장기이식센터 명함을 보고..
발걸음을 목재상 남씨 눈에 잘 보일만한 호수 앞 갈대숲으로 돌린게 아닐지..
결국, 그녀의 "엄마" 윤지숙 역시 사건의 피해자이기에..
그녀는 신장이식 대신 다른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인간은 어디까지 쓰레기가 될 수 있을까..?"
몇번이고 되풀이 되듯 읇조리듯 나왔던 이 말..
이 말은, 누구 한사람을 향한 말이 결코 아닐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쓰레기같은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에서도,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이기적이 되어버린 인간들이..
상당 수 등장해 왔고,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더 나타날 것이다..
젊은 시절,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인정하지 않고, 감추려 하며..
"그거 다 옛날 일이야. 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새인생 살려고 애썼는지 알잖아.
근데 왜 자꾸 옛날 일 가지고 이러는 거야."
라는 같잖은 말을 내뱉던 목재상 남씨의 모습..
그나마 아버지라고 "당장 떠나요"라며 일갈하는 남건우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고 짠하고, 불쌍해 보였다.
헌데 그 뒤통수에 대고 하는 목재상 남씨의 한마디..
"네 동생 다인이, 범죄자의 딸로 만들 셈이냐?
건우야 그거 다 없던 걸로 하자.
나도 이제 사람 답게 좀 살아보자고"
과거,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그 과거가 자신의 발목을 붙잡을까봐 걱정하고..
다 옛날 일로 치부하며, 새 인생을 사람답게 살고 싶다 "협박"하던 목재상 남씨의 모습은..
여전히 괴물이고, 여전히 추악했으며, 여전히 이기적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새 인생"을 살아가는 그의 아내..
그의 아내 역시,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 감추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남편의 그간의 잘못들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 아치아라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 속에
깊이 개입되어 있는 듯 하다는 점이다.
자꾸 거짓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리고 불탄 김혜진의 가방과 주민등록증이
목재상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에서
어쩌면 3년 전, 김혜진을 죽인 사람이 목재상 남씨의 아내가 아닐까 하는 추측마저 하게 만든다.
그녀 역시.. 3년전 자신을 찾아와 남편의 모든 과거 일들을 까발리려 하는
김혜진의 입을 막아야 했고 결국,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상처를 입혔던게 아닐까....;;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 역시,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 그 자체였으리라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고,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간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에서도 역시, 인간들의 이기심, 범죄들이 똘똘 뭉쳐 응집되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의 이기심"을,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에서는 "한 여성의 실종"을 통해
인간의 잔인하고 이기적인 모습, 그리고 범죄의 피해 대상인 여성들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고있다.
가해자들은 뒤에 숨어버린 채...
피해자들끼리 서로 물고 뜯고 숨기고 그렇게 쉬쉬하게 만들어 버린 "사회"의 모습..
어쩌면 이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그 자체 아닐까??
"엄마 아프지 마"
딸을 정신병원에 가두려 했던 비정한 엄마 "윤지숙"..
하지만 그런 그녀를 위로하는 것도 역시 딸 "유나"다.
경숙에게 가영이 위로가 되고 지켜야 할 대상이었다면..
윤지숙에게 딸 유나는 자신의 속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불편한 대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녀를 위로하는 딸 유나는..
아마도, 앞으로 남은 내용 속에서,
윤지숙의 과거 상처를 보듬는 존재가 되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리 욕심덩어리에 남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는 그녀이지만..
그녀를 그렇게 괴물로 만들어 버린 것은,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일 테니 말이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14회 마지막에서는..
유나의 외할머니가 유나에게 "거울이 달린 그것을 소윤에게 전해주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유나는 그 공예품을 소윤에게 전하고..
그날 밤, 소윤은 자신의 언니를 직접 만나게 된다.
도대체 그 공예품에 어떤 비밀이 있기에, 소윤에게까지도 혜진의 모습이 보인 것일까??
과연 그 공예품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이제 겨우 2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폐쇄적인 마을 속 이기적인 인간군상과..
감추려고만 하는 추악한 범죄의 실상이 파헤쳐지고 있는 이 드라마가..
결국 어떤 결말로 치닫게 될지 궁금하다.
마음으로는 그 결말이 권선징악이길 바라지만..
이미 엉망 진창으로 꼬여버린 인간관계와 사건 사고들 속에서..
과연 누구를 어디까지 벌하는 것이 옳을지..
그리고 그 옳고 그름을 과연 누가 판단해야 할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점점 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리고, 여주인공인 한소윤, 그리고 서기현이 단순히 사건을 파헤치는 인물이기만 할지..
그 뒤에 감춰져 있는 또다른 비밀은 없을지,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다음 회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