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

아주 오래전부터.. 소유의 개념이 생겨난 그 시기부터 어쩌면 이 두가지는, "힘"의 잣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녀왔던게 아닐까 싶다.

돈이 많고, 권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해 함부로 대해도, 그래도 어느정도 용납이 된다는 생각.. 아니,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버린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얼마전, 모두를 경악케 했던 "인분교수"사건 역시,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럴 수 있지.."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을, 권력과 돈이라는 가치에서 뽑아낼 수 있다는 생각 역시 하게 만들었던게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폭력이 아닌 위협으로 시작되었다는 인분교수의 행동들은, 점점 사회적 위치가 높아지면 높아져갈수록 거세졌고, 그것이 폭력으로 이어지게 되고, 뇌물사건을 통해 큰 피해 없이 무마되는 상황을 경험하고 난 후에는 그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어졌다.

"나는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머릿 속 한 구석에 자리하게 된 인분교수의 폭행 강도는 점점 더 거세어 졌고, 이러한 폭행들은 그의 사회적 위치 덕분에 가리워지고 덮여졌으며, 그 결과는 사람에게 인분을 먹이는 엽기적인 행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야 겨우 잘못들이 탄로나게 되었음에도, 그는 그를 면회온 피해자에게 "너 좋은 여자 만나서 가정 잘 꾸리고 직장생활 잘하고 건강하게 살아. 어차피 그게 내 꿈이었어"라는 이야기를 하며 눈물짓는 모습을 본 순간.. "이게 도대체 뭔가"하는 생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사람을 폭행하고, 인분을 먹이고, 그래 놓고서 하는 이야기가 피해자가 잘 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라니.. 만약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얼굴을 볼 수도, 그 어떤 말을 할 수도 없어야 정상 아니었을까??


단순히 사과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아야 하는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와 동시에, "저런 교수가 또 있지 말라는 법은 없겠구나"하는 생각마저 스쳐지나갔다.





차마 사람에게 저질러서는 안될 가혹한 폭행을 저지르고 인분을 먹이는 엽기적인 행각을 서슴치 않았음에도,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분노 못지않게 사회 구조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던 것은.. 어쩌면, 이 사람이 잘못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렇게 생겨먹은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게 되어버린 이 사회 구조에 대한 불신 때문 아닐까..??

단순히 이 사람.. 인분교수 한사람을 찾아내었다고 해서, 앞으로 이런 사건이 더이상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있기는 할까??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폭행과 비리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동조했던 사람들..

사실 이러한 사람들의 행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모르는 척 쉬쉬하고 넘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그들은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동조한 사람들이라면 "나만 그런게 아니다", "시켜서 그런것이다"등의 이야기를 할 것임에 분명하지만..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어 간다면, 결국 그 피해자가 "나"가 될 수 있음을 모두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구조, 군중 심리는 결국 제2, 제3의 인분교수를 만들어 낼 것이며, 또 그때마다 우리는 한목소리로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저럴 수 있느냐"고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또다시 그러한 행태를 반복할 것이며, 그와같은.. 아니 그보다 더 심한 사람들 역시 생겨날 것이기에.. 지금 이 시점, 가장 필요한 것은 상식과 도덕, 법이 제대로 작동할 만한 규칙을 세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이 사람은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이니까"하는 이야기로, 모든 상황을 종결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문제는 별개로 두더라도, 사회적 구조가 이따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그 근본 원인을 바로잡는 것..

그것이 앞으로 이런 엽기적, 잔혹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방법.. 아닐까...??





원래부터 나쁜 사람.. 악인은 없다고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러나, 그 씨앗은 누구나 다 가지고 태어나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씨앗"이 발아해 자라나 하늘을 덮을 만큼의 권력과 돈을 거머쥔다면, 인분교수 그 이상의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을까..


그렇기에, 사람은, 어릴 적에는 가정의 부모의 교육을.. 자라나면서는 학교의.. 그리고 그 후에는 사회의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적어도, "사람으로서"하지 말아야 할 짓에 대한 척도 만큼은,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배우고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Posted by eriny